프로그래밍/개발 일지

그때 나는 몰랐다 — EP.00 프롤로그

jtw7977 2026. 6. 1. 20:27

끝말잇기 게임이 웹개발자를 만들었다

2024년 여름, 나는 웹개발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HTML이 뭔지, 서버가 뭔지, 배포가 뭔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직접 만든 사이트를 2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됐냐고요? 끝말잇기 게임 랭킹을 올리고 싶어서입니다.


글자구슬이 전부였던 시절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끄투코리아에 빠져있었습니다. 끝말잇기, 앞말잇기, 쿵쿵따 외우고 분석하면 잘할 수 있는 암기형 실력게임이라는 게 딱 취향이었습니다.

끄투코리아에는 글자구슬 시스템이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가", "남" 같은 글자 조각을 줍니다. 이 조각들을 조합해서 사전에 있는 단어를 만들면 낱장과 휘장 상자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낱장은 경험치, 휘장 상자에서는 경험치와 코인 획득량을 올려주는 버프 코스튬이 나옵니다. 레벨 랭킹밖에 없는 게임에서 이게 전부였습니다.

당연히 더 많이 만들고 싶었습니다. 근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가진 글자조각으로 어떤 단어를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알지?


있긴 한데...

찾아보니 네이버 카페에 관련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자바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는데, 쓰려면 자바를 별도로 설치해야 했습니다. 뭔가 설치한다는 게 영 달갑지 않았고 단어 목록도 최신화가 안 돼 있었습니다.

끄투코리아에는 어인정 시스템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에 없어도 포켓몬스터 이름이나 간식 이름 같은 특정 주제 단어들을 사전에 넣어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기존 프로그램은 최신 단어를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뉴비인 저는 제대로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단어 목록도 최신으로. 거기에 통계 기능이랑 휘장 상자 확률 기댓값 계산까지 붙이면 완벽하겠다 싶었습니다. 웹개발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지만말이죠.


HTML이면 되는 거 아니야?

웹사이트면 HTML, CSS, JavaScript 쓰면 되는 거 아냐? 그게 당시 지식의 전부였습니다. 유튜브 보다가 GitHub Pages로 무료 호스팅이 된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고요. GitHub이 정확히 뭐하는 건지는 몰랐습니다. 버전관리요? 그런 거 쌩까고 그냥 파일 올렸습니다.

디자인 감각도 없고, 코딩 경험도 없어서 2024년에 막 뜨던 ChatGPT한테 갈궜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실력 치곤 잘 뽑아낸 것 같긴 합니다) 그렇게 첫 번째 버전이 나왔습니다.

첫버전은 아니지만 만들었던 페이지

 


처음 사람이 왔을 때

배포하고 네이버 카페에 홍보 글을 올렸습니다. 많은 관심은 아니었지만, 구글 애널리틱스로 간간히 사람들이 들어온다는 걸 볼 때마다 기뻤습니다. 없는 단어 제보해주시는 분들, 게시글에 좋아요 눌러주시는 분들 그분들이 진짜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는 몰랐습니다.

이 사이트를 2년 넘게 운영하게 될 줄도, 그러면서 개발을 조금씩 알아가게 될 줄도.

배포후 8월 한달간 방문자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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